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밥상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MBC 보도에 따르면 시금치 가격은 한 달 전 백 그램에 칠백팔십사 원이던 것이 천구백칠십팔 원으로 두 배를 훌쩍 넘게 뛰었고, 오이도 열 개당 오천삼백육십구 원에서 팔천삼백십삼 원으로 크게 올랐다. 애호박과 청상추 역시 한 달 사이 사십 퍼센트 넘게 상승하며, 여름철 식탁에 자주 오르는 채소를 중심으로 가격 급등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가격 급등의 배경으로는 연일 계속된 폭염이 지목된다. 무더위가 채소 작황을 직접 타격하면서 이른바 히트플레이션, 즉 폭염이 물가를 밀어 올리는 현상이 현실화됐다는 것이다. 생육 부진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유통 과정에서의 손실까지 겹치면서, 잎채소와 열매채소 가격이 짧은 기간에 가파르게 뛰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계절적 수요가 몰리는 시기와 맞물려 소비자가 느끼는 부담은 한층 커지고 있다.
시장 현장의 분위기도 무겁게 가라앉아 있다. 더위 탓에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진 데다, 어렵게 시장을 찾은 소비자들도 껑충 뛴 가격표 앞에서 지갑을 쉽게 열지 못하고 있다. 더워서 못 오고 비싸서 못 산다는 이중고 속에 전통시장 상인들은 한숨만 내쉬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성수기를 기대했던 상인들에게 폭염은 매출 감소와 물가 상승이라는 양쪽 부담을 동시에 안기고 있다.
우려는 채소값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폭염 속에서 가축과 양식 어류의 폐사가 잇따르고 있어, 축산물과 수산물까지 포함한 밥상 물가 전 분야로 가격 상승이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공급이 줄어드는 품목이 늘어날수록 소비자가 체감하는 장바구니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어, 폭염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연쇄적인 물가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물가를 자극한 폭염은 아직 완전히 물러가지 않았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전국에 내려졌던 폭염 경보는 모두 해제됐지만, 수도권과 충남 서해안 남부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폭염주의보가 여전히 발효 중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당분간 최고 체감온도가 삼십삼 도 안팎까지 오르는 무더위가 이어지겠고, 남부 지방의 가뭄도 계속되고 있어 농작물 피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별 편차도 크다. 수도권과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크게 올라 덥겠지만, 동해안은 동풍의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게 유지되겠다. 전국이 대체로 구름이 많거나 흐린 가운데 해상에는 물결이 높게 일 것으로 예보돼, 항해나 조업에 나서는 선박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날 아침 기온은 서울이 이십사 점 사 도, 대구가 이십일 점 구 도를 나타냈다.
낮 최고 기온은 서울이 삼십사 도, 대전이 삼십이 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영동과 경북 동해안에는 내일부터 비가 내리겠다. 다만 폭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무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인 데다, 연이어 북상하는 태풍이 앞으로의 날씨와 물가 흐름을 가를 최대 변수가 될 수 있어 기상 상황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따라 식탁 물가의 향방 역시 당분간 폭염과 강수, 태풍 등 날씨 변화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